화창한 봄날의 주말인 3월 21일 조금은 이색적인 연주회가 열렸다. 지휘자와 단원들 모두가 환갑을 갓 넘긴 경동고 29회 동창생들로 이루어진 이구동성합창단이 주최한 제3회 정기연주회다. 경동고는 지난날 5대 공립으로 학업 외에도 특기활동으로 이름을 날리던 명문고로서, 전설의 야구선수 백인천과 배우 안성기 가수 조용필 등이 모두 경동고 출신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숨길 수 없었던 이들의 끼는 고교동기합창단 결성으로 나타났다. 2011년 8월 창단 이후 4년간 거의 한번도 빠짐 없이 매주 한번씩 모여 열정적으로 합창연습을 하는 이들의 정열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이구동성이라는 이름은 29회라는 의미를 살리고 한 목소리로 노래한다는 뜻으로 작명했다고 한다. 연주에 앞서 전경수 총무는 경과보고를 통해 이구동성합창단은 현재 21명의활동단원과 15명의 휴가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54회의 정기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구동성은 주로 동창생들 자녀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 주는데 아버님 친구들이 직접 불러주는 축가에 신랑신부뿐만 아니라 하객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이들은 병원방문 환자위로공연등으로 재능기부도 하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봉사 활동을 늘려나가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KBS의 어린이 프로그램인 ‘누가누가 잘하나’에 출연하여 청중들의 갈채를 받기도 했다. 김지호 단장은 인사말을통해 “이번 연주회는 그 동안 베풀어주신 동창생들과 가족, 친지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주회는 총 3부로 나누어 진행됐고 1부와 3부는 단원들의 특성을 고려해 남성3부 곡으로 자체적으로 편곡한 곡들을 18명의 단원들이 합창했다. 1부는 주로 결혼 축가곡으로 애창하는 ‘너를 사랑해,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 ‘겨울아이’ 와 친구들의 우정을 담아 함께 부를 수 있는 ‘우정의 노래’를 합창했고 3부는 ‘J에게’, ‘매기의 추억’, ‘내맘의 강물’,‘만남’으로 고교 및 7080시절에 불렀던 추억의곡들을 불러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연주회에는 최근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해 한 달간 제2의 창단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 영입한 6인의 새싹단원을 강훈련시켜 무대에 세우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김지호 단장이 연주에 앞서 “비록 프로들처럼 잘하지는 못해도 노년을 아름답고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우리들을 사랑으로 보아달라”고 사전연막을 쳤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신입단원들의 추가배치로 일치감에선 다소 불안해 보였던 부분이 없지 않았으나 한결 풍성한 화음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주회 후 주최측이 마련한 다과회에서 청중들은 18인 남성합창단이 만들어낸 아름답고 웅장한 화음에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무엇보다도 이구동성의 합창이 더욱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맑고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뒷받침해주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뻘인 이구동성 단원들과 일년여 호흡을 맞춰온 양서진 반주자는 성신여대 기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해 피아노를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음악치료학과 졸업했다. 제23회 전국학생음악콩루르 1위, 현대음악출판사 음악콩쿠르 1위를 한 수재 피아니스트로, 보건복지부 인가 아동전문교육기업인 '비전트리'의 전문음악치료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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