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울먹이며 사퇴발표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메이 총리
김지호 | 입력 : 2019/05/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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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안 통과에 실패를 거듭해 온 테레사 메이 총리가 24일 성명을 통해 다음달 7일 당대표직에서 물러 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직은 당대표 경선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7월 말까지는 그녀가 유지하다가 후임 당대표에게 승계된다        


메이 총리는 그녀가 EU와의 합의안을 의회에서 승인해주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합의안 통과를 자신의 마지막 업적으로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된 것이다.  23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예상대로 참패로 나타나자 더 이상 당원들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 따개비 조개처럼 들러붙어 있다는 비아냥에도 마이동풍으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올해 말까지는 그녀를 총리직에서 축출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말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시도했던 불신임안이 부결되었기 때문에 1년이내에는 또 다시 불신임안을 낼 수 없다는 당규 때문이다. 그러나 당대표 불신임과 선출을 관장하는 20여명의 평의원으로 구성된 1922 위원회의 압박을 이길 수는 없었다.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레디 의장이 24일 메이 총리와의 면담에서 자진해서 사퇴하지 않으면 당규를 바꿔서라도 불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의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을 꼽는다면 부족한 협상력과 혀를 내두를 정도의 고집스러운 행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당의원들 특히 탈퇴파들은 그녀가 밀어붙이려 했던 합의 안은 너무 많은 부분에서 EU에 예속적인 형편없는 합의안이라는 입장이었다. 대표적인 탈퇴파인 보리스 존슨은 나쁜 딜을 받아들이라면 차라리 노 딜을 택하겠다며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강하게 반발을 해왔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이 의회에서 3번이나 부결되었을 때, EU에 재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협상을 받아주지 않으면 노 딜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엄포를 놓을 수도 있어야 할 것이었다. 노 딜의 경우가 영국에만 타격이 아니라 EU에도 영국보다는 덜하겠지만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에겐 그런 배짱이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총리관저 앞에서 사임을 발표하면서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울먹였지만, 그 일은 곧바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하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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