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영국국제정보문화교양포토카페촛점단신독자마당오늘의 운세기사제보
전체기사보기
남타 한인주소록 벼룩시장 구인구직
편집  2020.05.29 [21:05]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장안동 튀김 장수 김씨(1)
송현 시인이 본 아름다운 세상((1)
 
송현(시인·본사 주필)
 


▲ 송현 (시인. 본사 주필)  ©브레이크뉴스
나는 튀김을 엄청 좋아한다. 튀김 중에서도 오징어 튀김을 아주 좋아한다. 오징어 튀김을 만드는 방법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마른 오징어를 찢어 적당히 물에 불려서 밀가루 반죽을 입혀서 튀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오징어를 썰어서 밀가루 반죽을 입혀 튀기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른 오징어를 물에 불려서 튀겨야  제맛이 나고 이렇게 하는 것이 전통적인 오징어 튀김 방식이다. 그래서 나 같은 오징어 튀김 전문가는 물오징어로 튀긴 것은 오징어 튀김으로 쳐주지 않는다. 누가 그냥 준대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 정도이다.  
 
장안평 튀김장수 김씨는 올해 예순인데,  한사코 마른 오징어를 물에 불려서 하는 전통적 방식을 고집하면서, 한자리에서 근 삼십 몇 년째 튀김 장사를 하고 있다. 오래 하다 보니 단골손님도 많아 그러겠지만, 물오징어 튀기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것을 아는 오징어튀김 메니아들로 항상 바글바글한다. 나는 이따금 오징어 튀김이 먹고 싶으면 장안평 김씨 포장마차로 가서 금방 기름에서 건져 올린 뜨끈뜨끈한 오징어 튀김을 허겁지겁 입천장이 데이는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는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나면 한 동안 오징어 튀김 생각은 나지 않는다. 
 
김씨 아들이 대학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일이다. 지방에 있는 분교에 다니는 아들이 통학버스를 이용하여 학교를 다녔다. 말이 통학버스이지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특히 막차를 놓치는 경우이다. 기차나 고속 버스를 이용해서 서울로 돌아오려면 차비도 만만치 않고 불편함  또한 만만치 않았다. 항상 막차 시간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마음 놓고 소주 한잔도 마실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들은 중고차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아버지에게 건의를 했다.

“아버지. 중고차 한 대 사주십시오.”

“왜?”

김씨가 퉁명스레 물었다. 

“막차 놓치면 고속버스나 기차 타고 오는 것도 불편하고 학교에서 수업 끝나자마자 곧바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 동아리 활동도 못하고 불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그걸 말이라고 하니? 대학생이 무슨 차가 필요해?”

김씨는 화를 버럭 내었다. 그러자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못하고 물러갔다.
 
그 뒤 여러 번 아들은 아버지에게 중고차 타령을 했다. 다른 친구들은 중고차로 편리하게 학창 통학을 한다면서 중고차를 구입한 학생들 명단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김씨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좋다. 차 사주께!”

아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 동안 완강하게 반대하던 아버지가 차를 사준다고 하니 선뜻 믿어지지 않았다.

“아버지, 정말입니까?”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네가 한달 동안 아버지 일을 돕는 것이다. 다른 데서 아르바이트 하는 셈치고 아버지 하는 일을 도와라. 한달 수고비로 70만원을 주겠다. 한달만 아버지 일을 도우면 차도 사주겠다.”

아들은 아버지의 제안이 그야 말로 꿩먹고 알 먹는 제의라고 생각했다. 

“아버지! 좋아요. 한달 동안 아버지 일을 열심히 돕겠습니다.”

다음 날부터 아들은 아버지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다. 아들도 새벽 다섯시에 일어났다. 가락동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러 가는데 따라갔다. 물건을 사 와서 좁은 집 부엌에서 어머니가 물건을 다듬었다. 아버지는 반죽을 만들고 아들은 옆에서 이를 거들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 잔 심부름을 했다. 오후에는 아버지가 리어커를 끌고 아들은 뒤에서 밀었다. 오후부터 장사를 시작해서 밤 10시까지 마침 때까지 아버지를 도왔다.
 
아들이 아르바이트를 한 지 한 달이 되었다. 그날 밤 아버지는 돈 봉투를 아들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그동안 참 수고 많이 했다. 약속했던 대로 70만원이다.”

아들은 아버지 앞에 꿇어앉으면서 말했다.

“아버지. 이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왜?”

“아버지, 제가 참 멍청한 놈입니다. 아버지가 그동안 저희를 키우시느라 이렇게 고생을 하시는 줄 몰랐습니다. 이번 한 달 동안 아버지 하시는 일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아버지가 우리를 키우느라고 고생을 얼마나 많이 하신 지를 이번에 알았습니다. 아버지, 제가 철이 없어서 차 사 달라고 한 것을 취소하겠습니다. 차 안 사 주셔도 좋습니다. 차는 제가 나중에 졸업하고 취직해서 돈을 벌어서 사겠습니다. 그리고 이 돈도 받지 않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이 고생을 하시는 줄도 모르고 차를 사 달라고 한 잘못을 용서해 주십시오. 차 없이 통학버스 타고 학교에 잘 다니겠으며 공부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

아들은 엉엉 큰소리로 울면서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손을 꼭 잡았다. 아버지의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이 이야기를 김씨에게 직접 들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날 밤 집에 가서 우리 아들에게도 해주었더니, 그놈은 숙이고 고개를 스스로를 크게 반성하고 경청하는 것 같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김씨도 멋 있고 김씨 아들도 멋있다. 내 혼자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내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 해주었다. 앞으로 김씨 튀김 장사는 계속 잘 되었으면 좋겠고, 김씨 아들도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훌륭한 청년으로 멋지고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우리 주위에 김씨 같은 멋진 사람들과 김씨 아들처럼 멋진 젊은이들이 많은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기사입력: 2008/09/25 [15:59]  최종편집: ⓒ 런던타임즈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뉴스

주간베스트
  회원약관기사제보보도자료기사검색
Published in Kingston-London, U.K./ Seoul, Korea 96-76 Itaewon-Dong, Yongsan-Gu, Seoul, Korea
Publisher : J H Kim Tel : 070-41533422 (U.K. +44-20-8150-6562)
Copyright ⓒ 2007 런던타임즈. All rights reserved. email: londontimes.tv@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