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러브 스캔달, 넬슨과 엠마 해밀턴 -1

영웅과 풍운녀의 로맨스
김지호 | 입력 : 2010/02/04 [15:32]
18세기말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세기의 스캔달.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영국을 지켜낸 영웅, 호레시오 넬슨(lord horatio nelson) 제독과 나폴리의 영국 대사 부인, 레이디 엠마 해밀턴(lady emma hamilton)의 로맨스를 살펴 보자.

▲  18세때의 넬슨 초상화   ©
넬슨은 영국 노포크(norfolk) 지방에서 1758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2살이 되던 해에, 외삼촌 써클링(suckling)을 따라 해군에 들어가, 평범한 키잡이 선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 


강인한 체력이 아니었던 그는 일생 동안 뱃멀미에 시달렸다. 1780년 아메리카 지역에서 복무할 때는, 말라리아에 걸려, 일년 이상 병상에 눕기도 했다. 

그는, 서인도 제도 근무시 카리브해의 네비스(navis) 항에서 만난, 미망인 프란시스 니스벳(frances nisbet)과 1787년에 결혼했다. 

프란시스는 2살 때 양부모를 잃고, 네비스 섬의 통수권자였던 외삼촌 허버트(herbert)에 의해 양육되었다. 24살때 니스벳 박사와 결혼하여 영국으로 이주했으나, 18개월 만에 아들 하나를 남긴 채 남편이 죽자, 26살의 젊은 미망인 신분으로 네비스섬의 친정으로 돌아왔다.

▲ 프란시스 니스벳  ©
넬슨이 네비스항에 정박할 때는 허버트 집에서 묵었고, 허버트는 그를 좋아하여 조카사윗감으로 여긴 것 같다. 넬슨이 외삼촌 써클링에게 보낸 편지에는, 허버트가 그에게 한말이 적혀 있다.


‘--내가 죽으면 그녀는 2만 파운드를 받을 것이다. 나는 1787년에 영국으로 돌아가 여생을 살 것이다. 만일 내 딸이 나 보다 먼저 죽으면 그녀는 내 재산의 대부분을 상속 받을 것인데, 너희 둘이 그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넬슨이 진정 프란시스에게 사랑에 빠져 결혼 했을까? 그것은 알 수 없지만, 그가 1786년 프란시스에게 보낸 러브레터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내 심장은 그대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 그대가 없으면, 난 아무 기쁨도 느낄 수 없어요. 사랑하는 파니(프란시스의 애칭), 그대는 내 모든 것입니다. --’ 

해군 감사관이었던 외삼촌 서클링의 도움으로, 비교적 빠른 승진을 하여 19살에 부관이 되었지만, 아메리카에서 그의 군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1780년 니콰라구아의 스페인 요새 공격은 실패하였고, 1784년에는 보레아스함(hms boreas)을 지휘하는 캡틴이 되었으나 미국상선을 불법으로 나포한 혐의로 소송을 당하였다.

그는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을 때까지 8개월간 지휘권을 유예 당하고 수감의 위기까지 겪었다.

이런 시련의 시기에 그는 프란시스를 만났고, 3년 후 카리브해 근무를 끝내기 바로 전에 결혼한 후, 둘은 영국으로 돌아왔다. 

프란시스는 남편에게 헌신적인 아내였다. 또 그녀는 영국에 돌아온 후, 남편이 바다에 나가 있을 때는 전 남편의 늙은 아버지를 정성껏 돌보았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엠마와 사랑에 빠진 넬슨이,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전사할 때까지, 그녀와의 모든 연락을 끊어 버린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1831년 70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되새기며 지냈다고 한다.

님께서 나를 버린다 해도
님을 버릴 수 없어요
당신의 화살이 꽂혀 있는
내 심장을 버릴 수는 없잖아요
그녀에겐 새 사랑을 주세요
 
▲  후드 제독   ©
영국으로 돌아 온 이후, 넬슨은 몇 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휘권을 받지 못한 예비역으로서 일반 군무를 담당했고, 급여는 반으로 삭감 되었다. 


서인도에서 모셨던 후드(hood)제독을 비롯한, 고위 장성들에게 부탁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평화시기라 운용함정의 수도 적었고, 출신성분이 높지 않은 그를 위해, 힘써주는 주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 왔다. 

1792년 프랑스 혁명정부가 완충지역인 현재의 벨기에 지역을 통합하여 긴장이 고조되기 시작하자, 해군본부는 그에게 아가멤논함(hms agamemnon)의 지휘권을 부여한 것이다.

곧이어, 1793년 2월 프랑스가 전쟁을 선포하자, 그는 5월에 지중해로 파견됐다.

영웅과 풍운녀가 불사를 막장 로맨스, 그들의 운명 같은 만남이 낭만의 도시 나폴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런던타임즈 www.londontime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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