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인----“나는 이렇게 일했다”

존스홉킨스대학서 의료경영·환자안전 전공 최고의 원(Circle of Excellence) 상 수상
뉴욕일보 양호선 | 입력 : 2011/07/28 [11:25]
▲환자안전 다큐로 스타된 의사 전헌재씨                   © 뉴욕일보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유감스러운 잘못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재미 한인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환자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다큐멘터리 비디오가 전세계 68개국 3천400개의 고등교육기관이 가입한 교육발전 및 지원 협의회(case)에서 주는 최고의 원(circle of excellence) 금상을 받았다.

이 상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에서 만들어진 공익적 비디오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는데, 1994년부터 매년 1회 수여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의료 경영과 환자 안전을 전공하고 있는 정헌재씨(34?사진).

정씨가 직접 해설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3분 분량의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최근 한국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의료사고의 원인에 대한 고민과 어떻게 하면 의료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양질의 의료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병원은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숭고한 의미를 지닌 곳이었지만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그런 숭고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환자안전 이라는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정씨는 이 다큐를 통해 몇 년 전 한국에서 처음으로 환자안전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을 때 이를 듣던 한 의사가 "당신이 존스홉킨스에서 공부한답시고 나갔다가, 의사의 적이 되어서 돌아왔군요"라고 했던 말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술회한다. "언뜻 제가 하는 일은 의료인이 범할 수 있는 실수들을 잡아내는 역할로 비칠 수 있겠지만, 실제 제가 고국에서 하는 강의의 내용은 의료과오의 발생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이어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는 존스 홉킨스에서 공부하고 일하며 배운 것들,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일한 경험에서 얻어진 교훈들을 조국에 가능한 한 빨리 전하고 싶고, 그래서 내 나라에서 그런 과오의 발생을 한 건이라도 줄이고픈 마음"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의 병원에 있는 의사들이 자신을 의사의 편에 서지 않는 의사로 여기지 않고, 환자의 편에 함께 서 있는 동료로 여기고 있다는 게 정씨의 달라진 느낌이라고 한다. 그는 또 다큐에서 "지난 몇 년간 배운 교훈 중 하나는 옳은 일을 해야겠다는 진실한 열정이 있다면, 사람들은 이를 믿고 따른다는 것"이라며 "이 교훈은 앞으로도 저를 움직이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내비친다.

정씨는 한국에서 2002년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3년간의 공중보건의 기간을 마치고 2005년 15명만 선발하는 존스홉킨스의 글로벌 리더 양성 프로그램 소머 스칼라(sommer scholar)에 비시민권자로는 유일하게 선발돼 mph(master of public health)와 mba 과정을 동시에 시작했다.

현재는 헬스케어 매니지먼트 및 리더십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 2006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의료 사고 및 환자 안전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선발한 세이프티 스칼라(safety scholar)로도 활동 중이다.

환자안전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피터 프로노보스트(peter pronovost) 교수와 함께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감염 방지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의료 사고를 줄이고 환자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강의 요청이 잇따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학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성심병원 등에서 이미 강의를 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의료 사고를 줄이고 환자 안전을 극대화하려는 그의 인상적인 활동은 2010년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됐으며, 올해 1월부터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상을 받은 바로 그 비디오다. 존스홉킨스대학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의 이야기를 첫 화면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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