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인의 독특한 의식구조 인샬라

<기획특집> 中東 대탐험 ‘아랍의 어제와 오늘!’(5)
소정현기자 | 입력 : 2008/06/25 [22:07]
  

 
▲ 중동의 이미지는 석유와 전쟁의 양대 이미지로만 생생하게 각인되어 온바, 중동의 획일적 사고관을 다채롭게 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진 시점에 있다.
 

美國의 이라크 사태 개입에 가일층 상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中東! 한시도 월드뉴스의 헤드라인을 벗어난 적이 없다. 특히 아랍국과 이스라엘간 세기의 반목과 갈등은 미국과 아랍국간 대리전 양상으로 비화된바, 회교와 기독교 대립 구도라는 종교전 양상으로까지 치닫으면서 증오와 테러의 불길을 거세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막대한 석유자원의 보고이면서 고대문명의 중핵을 이루었던 중동의 인식은 이렇듯 전쟁과 테러의 이미지로만 먹칠된 상태이다. 

이스라엘 현대사를 심층 조망한 ‘격동의 이스라엘 50년’ 著者이기도 한 소정현 편집위원은 중립적 시각 하에 중동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제반 전 분야를 세밀 투시할 것이다. 독자 제현들의 적극적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편집자 주> 

 
 
                알라신에 無條件的 순응 인샬라

                인내심 宿命論的 체념 짙게 깔려 


       아랍어와 이슬람교로 맺어진 끈끈한 유대감 

       동류의식 견고 외부공동체에 매서운 배타성 


       실속보단 체면 중시 아집 자존심 매우 드세 

       시간관념 희박 서두르는 것은 ‘악마의 영향’ 
 
 
 
 
◇ ‘아랍어와 이슬람교’의 두 기둥

▲ 아랍인은 무서운 동화력과 현란한 변신의 소유자
아랍인의 단적인 특성을 어떻게 내려야 과녁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단적으로 말해 아랍인이란 아랍어와 이슬람교라는 공통의 매체를 통해 서로 같은 전통과 생활 방식을 소유한 체 행동과 사고,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정의된다. 특히 늘 신과 공존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이슬람 교리는 아랍인들의 법률과 사상, 정치와 사회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기에 모든 행위에 동인으로 작용한다.

무수히 다른 인종과 문화와 부단히 접촉해온 아랍인들은 무서운 동화력과 변신의 능력을 겸비하면서 알라신을 믿는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모토 하에 자기들만의 독특한 생존 방식의 지혜를 터득하여 왔다.
 
응당 계급은 없을 수 없는 이슬람 신앙이 공동체 구성원의 유대가 되고 이 체계의 원리가 되는 것이 메디나 헌장이다. 이 헌장의 뼈대는 신앙 공동체의 확립이며, 이 공동체의 윤리 도덕은 이중구조이다.

공동체의 내부를 다스리는 규정은 공동체 구성원에만 적용되며, 외부에 대해서는 배타적 자세를 견지한다. 반대로, 외부의 윤리 도덕은 내부에 어떤 식으로든 침투할 수 없다. 이에 불가불 양자의 혼동은 금기시된다.

따라서 외부 성원에 대해서는 극도의 경계심을 가지며, 격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권리나 의무의 발생은 이슬람의 신앙을 가지고, 동류의식(同類意識)을 가질 때, 비로소 그 자격이 인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격이란 이슬람 신자가 되는 데에 있다.

 
◇ 평판에 과민 ‘大家族主義’

중동지역에서도 오일달러의 본산인 걸프만의 아랍인(쿠웨이트, uae,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대체적으로 성미가 급한 편이며 검은 황금에 심취된 이들은 졸부근성을 보인다. 전통적 척박한 사막생활 풍토로 인한 정신문화 결핍에 富에의 집착 및 과시, 힘든 일 기피, 가난한자에 대한 우월의식이 대단하다.

이들 아랍인들은 실속보다 체면, 수치, 겉치레를 매우 중시한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아집과 자존심이 강하다. 자기 스스로를 높이고 남으로부터 존경받는 것을 과도하게 집착한다. 그들은 사생활의 공개를 싫어하는 편이다. 따라서 남의 비밀도 끝까지 지켜준다. 
 

▲ 대가족 제도 안에서 성장한 아랍인들은 혈족간 사생활 간섭을 자연스레 수용한다.

 
아랍어의 히슈마(hishmah)는 망설임, 수줍음, 자제 등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이것은 아랍인으로부터 자발적 행동과 자유로운 행동을 앗아가는 독소로 작용한다. 이들은 타인으로부터 비웃음을 당하거나 조롱을 받는 것을 죽음보다 싫어한다. 아랍 속담에 "도움을 청하는 것보다 굶어 죽는 편이 낫다." "왼손이 오른손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라는 표현이 있다.

대가족 테두리 안에서 성장하여 온 아랍인은 홀로 있는 시간은 매우 드물다. 친척 간의 사생활을 간섭하는 것은 다반사이며, 또 친구의 사생활도 예사로 간섭하는 것이다. 만약에 이러한 간섭이 없을 경우 주변의 친척들이 자기에게 애정이 상실된 것으로 간주하고 낙담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생활환경으로 인해 항상 주변의 평판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에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실속 없는 겉치레를 많이 한다. 따라서 개인이 외부 세계에 비춰지는 그럴듯한 피상적 이미지는 가까운 사람에게 노출되는 실상의 모습과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즉, 체면치레는 그들의 본성이 아니기 때문에 교제 관계가 지속되면 들통이 나고야 마는 것이다.

역으로 말해, 객지나 자기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그 행동이 매우 대담할 수 있다. 또, 비밀 보장이 완전하게 된다면 커다란 악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랍인의 또 다른 특성으로는 아랍인은 맵시 좋고 사교적이며 예의 바르다. "필요한 경우에는 개에게도 깍듯이 인사하라"라는 속담이 있다. 옛 아랍의 속담에 중국인의 손, 유럽인의 두뇌, 아랍인의 혀라는 말이 있다. 즉, 아랍인은 말을 잘하고 많이 한다는 뜻이다.

아랍인의 환대는 대단하다. 당신이 누구에게 소개 되었을 때 또는 제 3자를 통해서 우연히 그들을 만났을 때, 그들로부터 집이나 근처 카페에서 차나 커피를 대접 받게 되는 경우가 빈번할 것이다. 설사 그에게 사전 약속이 있어도 당신을 우선 안내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상반된 측면으로는 아랍인은 대체로 과장된 성향에 곧잘 우쭐댄다. 아랍인 중에는 행동이나 실천보다 말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행동 중심적이기 보다는 언어 구사적생활 방식이 우세하다는 의미이다. 특히 아랍의 여성들은 환성, 울음, 굉장히 큰 몸짓과 목소리로 감정을 격정적으로 구사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 ‘철저한 혈연’ 복수주의 모태

아랍사람들이 사는 사막과 고원지방은 고열(猛夏)과 혹한(嚴冬)의 계절이 교차한다. 또 같은 계절에도  일교차가 상극을 달린다. 이에 봄과 가을의 완충지대가 있을 수 없다. 또한 사막은 무자비하고 냉혹하며 살벌하고 황량하며 반항적이다. 또한 그 곳은 신기루, 암흑, 잔인과 황폐의 땅이다.

이런 악조건 기후의 풍토일지는 몰라도 아랍사람들은 매사에 극단적 경향이 농후하다. 극진히 환대하다가도 돌연 적대적이다. 자기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위신이 손상되거나가족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하면 그 바른 예의와 아부는 포악한 성격으로 돌변하면서 칼을 뽑게 되는 것이다. 이에 아랍인들과는 끊고 맺는 것을 빈틈없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실, 고대부터 사막의 부족들은 복수와 공격, 명예를 위하여 끊임없이 싸워 왔다. 더욱이 혈연관계에 그 생존 기반을 두고 있는 부족 집단의 연원상 동료 부족 구성원에 향한 애착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혈연에 대한 맹신적 충성은 예컨대 어떤 한 부족 구성원이 타부족의 구성원에게서 피해를 보면, 가해 집단에게 기필코 복수를 할 의무를 진다.

여기에서 우리의 상식으로 납득되지 않는 매우 특이한 것으로 특정 가해자를 애써 찾을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해 집단에 속해 있는 어느 구성원이라도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다. 여기 단적인 두 실례를 들어본다.

 
▲ 아랍인들은 복수에 매우 민감하고 호전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 남방 400km 지점에 있는 ‘엘 파다리’라는 농촌에는 주민 90%가 부인과 아이들만으로, 남자라고는 노인만 남고 성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많디 많던 성인들은 과연 어디로 증발된 것이었을까. 다름 아닌 3대에 걸친 복수 전쟁이 그 주범이었다.

여타 다른 혈족에 모욕을 주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대한 보복으로 살인을 자행했다. 복수는 같은 혈족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채무여서 당대에 복수를 못하면 대대로 그 의무가 승계되었다. 성인 남자들은 속속 죽어갔고 수치스럽게살아남은 성인 남자가 있으면 그 아내가 삭발을 하고 비겁함을 고발하는 바람에 복수의 고리에서 탈출할 길이 막막했다.

또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는 북부인이 남부인의 밭에서 오이를 훔친 것이 발단이 되어 그 유명한 7년에 걸친 오이 전쟁을 하기도 한 사람들이 바로 아랍인이다. 그만큼 복수에 민감하고 호전적인 사람들이 아랍인이라 할 수 있다.

살펴본바, 아랍인들간 혈연이 상이하면 대동단결하여 끈기 있게 목적을 추구하는 협동 정신이 매우 결핍된다. 이러한 혈연 파당성은 공평을 기본으로 삼아야 할 인사행정이나 다른 사무 처리에 있어서 부작용을 일으켜 부정행위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 또한 간단하게 넘길 일이 아니다.

 
◇ ‘인샬라 모호성’ 진위에 곤혹

아랍인의 의식구조는 ibm에 들어 있다.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분명 컴퓨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쉽사리 납득 되질 않는다. 여기서 ibm은 아랍인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중얼거리는 인샬라와 부크라 말레시 등의 알파벳 머리 문자의 결정체이다.

각각 신의 뜻대로 내일 괜찮아라는 뜻을 가진 이들 상투어 속에는 이슬람교의 지엄한 가르침과 사막의 엄혹한 자연환경 속에서 잉태된 숙명적 체념과 인내심, 금욕주의 등 아랍인들의 보편적 정서가 응축되어 있다.

아랍인들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수태된 지 40일 만에 알라신의 장부에 그의 일생이 인각되며 그 숙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신한다. 이들은 말끝마다 인샬라∼ 곧 ‘알라신이 원하신다면’이라 읍소한다.

 
▲ 중국인의 손, 유럽인의 두뇌, 아랍인의 혀라는  경구처럼, 아랍인은 언행에서 매우 격정적이다.

 
질문이나 무엇을 부탁할 때, 또 무엇을 제의할 때 대답은 한결같이 ‘인샬라’이다. 물론 이는 삶의 알파와 오메가가 알라신의 가호에 의해 좌우된다는 아랍인들의 순수한 믿음이 담긴 수사법이긴 하지만 곤혹스러움은 그 속에 담긴 뜻의 모호함에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인샬라’라는 대답에 예스냐 노우인가의 진위를 구분할 수 있기까지는 한참의 세월과 적지 않는 시행착오를 피해갈 도리가 없는 것이다.

이제 코리안 타임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삭제할 정도로 우리의 시간 준수 의식이 한결 선진화 되었는데, 중동의 형편은 여전히 우리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만 같다. 중동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시간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는다. 아라비안 타임으로 불리는 아랍인들의 희박한 시간관념은 너무 악명이 높다.

약속 시간에 갔는데 늦거나 약속 자체를 지키지 않고도 무신경인 것을 경험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약속을 해놓고 정시에 나갔다가는 두어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된다. 호텔에서 프론트에 무엇을 주문하면 대답은 ‘1분만 기다려라’이지만 1분은 곧 1시간이 된다.

약속 둔감증이 지배하는 이들의 아집을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는 논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아랍 지역에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다른 문화권의 경우처럼 이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랍인들은 오랫동안 목축문화를 지속해 왔기 때문에 철두철미 시간의 준수가 큰 의미가 없을 뿐 만 아니라 특히 알라신에게 향하는 하루 다섯 번의 기도 시간을 기준으로 약속을 정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도 시각은 나라마다 계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와 관련하여 두루 통용되는 아랍 속담은 다음과 같다. 즉, 서두르는 것은 악마가 부추기기 때문이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친다.’는 의미일 게다. 아랍인에게 있어 조급함은 나쁜 매너나 자신감 결여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선입감과 고정관념에 너무 단정적일 필요까지는 없다. 이들 또한 세계를 하나로 묶는 지구촌 지식 정보화 사회의 어엿한 성원임을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을  터이니까 말이다.


<筆者 소개> 國際政治學을 전공한 소정현 편집위원(전북본부장)은 國內外 핵심 이슈들에 대해 전문적 식견과 통찰을 가지고 여러 매체에 메인 관심사들을 생동감 있는 필치로 반영시켜 왔다. 전방위적 그의 논제는 늘 시의 적절하면서도 논제의 포인트를 빈틈없이 과녁 한다. 소정현 편집위원은 21세기의 국내외적 복잡다단한 다원 변수의 이질성과 공통성을 스피드 있게 해부하면서 도래할 시대의 패러다임을 단순 명료하게 조합하고 배열하는데 탁월한 역량의 소유자이다.
 
◇ 프로필 및 主要 著書, 現 브레이크뉴스 편집위원 / 全民日報 論說委員 역임 / 全州日報 記者 역임 / 굿바이 dj / 클린 에어 / 격동의 이스라엘 50년 / 노아방주 미스터리 / 초록별 대붕괴 시나리오 / y2k 디지털노아대홍수(1-2) 外 多數, oilga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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