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퇴역장교가 37년만에 순천향대병원을 찾아왔다, 사연은?

런던타임즈 | 입력 : 2012/06/14 [11:11]
12일 미 퇴역장교 드로즈 중위가   37년 만에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다시 병원을 찾은 이유는, 마침 한국 여행의 기회가 생겨 37년 전 순천향대병원으로부터 받은 감사편지에 병원직인을 받고 싶어서이다. 이 편지는 드로즈 중위가 당시 미8군 소속으로 한국에 주둔했을 때, 높은 인류애를 발휘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순천향대병원으로부터 받았던 것이다.


 
드로즈 중위가 휴대한 감사편지는 원목액자에 깨끗하게 보관된 상태였다. 이날 드로즈 중위는 수혈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정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다정하게 기념사진을 찍고 37년 전의 상황을 회고했다.

이 사연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드로즈 중위는 1975년 Rh(-)혈액형 산모의 수혈이 급하다는 미군방송을 보고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 출생 4일째 사경을 헤매던 아기는 드로즈 중위로부터 2회에 걸친 긴급교환수혈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났다. 드로즈 중위의 따뜻한 마음이 이뤄낸 ‘기적’이었다.

당시 아이의 산모는 31세로 13번째 임산부였다. 과거 12회 임신을 하였지만 전부 유산 또는 3일 이내 아기를 잃고 말았다. 그러나 아기를 갖고 싶은 그녀의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13번째 아기를 반드시 갖겠다는 소망 때문에 임신 4개월째부터 순천향대병원을 찾았고 산부인과 유훈 박사는 소아과 이병훈 박사 등과 긴밀한 협조와 사전준비를 통해 10월 14일 오후 3시 52분경 아기를 분만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출산 직후 확보한 Rh(-)혈액형으로 교환수혈을 실시해 아기의 상태가 호전되는 듯 했지만, 출생 4일째가 되던 날 상태가 악화돼 긴급수혈이 필요했던 것이다.

같은 Rh(-) 혈액형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되찾아준 드로즈 중위는 파견기간이 만료된 1976년 미국으로 돌아가 군 생활을 하던 중 최근 예편했다. 드로즈 씨는 “한국은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고 그만큼 한국이 그리웠다”며 “특히 병원에서 당시 사진을 계단에 전시해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해주는 것 같아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드로즈 중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된 아기는 현재 건강하게 살고 있으며 지난 2003년 12월 당시 주치의였던 이병훈 박사의 주례로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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